엄마가 만드는 세상/엄마의 일상 스케치

5시간을 사라졌다가 돌아온 남편 이야기

소 향 2009. 7. 14. 09:35

날씨는 연일 눅눅하고 오르는 습도 따라

짜증 지수도 불끈 거리고 솟는 어느날

저녁 준비로 분주한 시간에

 

띠르릉~~~

 

하고 울리는 전화

 

= 손님이 오셔서 저녁 먹고 퇴근 합니다=

 

남편은 요런 말을 남기고

몇시간 후

 

핸드폰으로 들어온 문자속에

 

- 여기는 남영역~전철은 달린다~-

 

-여기는 신도림~난 전철안 !! 당신  보고싶은 마음에 전철 따라 달리고 있다 -

 

- 여기는 구로 ~마을 버스 막차가 11시 50 분이니까 충분히 탈수 있겠다~-

 

문자가 요렇게 들어 왔으면 대문에서 벨 누르는 소리가 자정 전에 나야지 정상 입니다.

좀 늦길래  벨 누르면 아이들 깰까 싶어 대문에서 한참을 서성 거렸죠...

그러다가 막차도 끝나고..

택시가 몇차례 지나가도 남편은 오지를 않습니다..

첨엔..

 

-뭐야..또 어디 들려서 뭘 사오느라고 으이구...-

 

잔뜩 부어 터져서 집에 들어와 그냥 이것 저것 손을 데며

시간을 보냈며

그렇게 12시가 넘고 ..

핸드폰을 아무리 해도 받지도 않고..

1시가 지나고..

두시가 지나고..

여전히 핸드폰은 신호만 갑니다..

 

이쯤되면 부어 터진건 완전 사그러 집니다..ㅎㅎㅎㅎ

이 대목 부터는 걱정과 불안이 남산 만 해 있지요

거실에 쪼그리고 있어도 한길에서 지나가는 차소리도 다 들리고

택시인지 승용찬지 문 닫는 소리에도 이제야 오나보다 싶어

현관문 열고 내다보면 골목엔 적막강산이고...

시간은 2시가 지나고..

3시가 지나고..

 

아니 첨 부터 연락이 안되고 늦었으면

일행들과 코가 삐뜰어 지도록 노나 보다 싶어

자다가 깨다가 했을 것이고

부어 터지긴 하겠지만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증상은 덜했을 거에요

하지만 구로역이면 다음역이 구일 역이고 그 다음역이 개봉이잖아요

몇분 안걸리는 그 짦은 시간에 남편은 연락도 안되고 5시간째 사라졌잖아요

전 완전 생지옥에 머무는듯 싶었습니다.

 

- 어디다 연락을 해보나..

  이 사람은 도대체 어디로 간것일까..

   술이 과한것 같지는 않았는데...-

 

별별 생각을 다하며

새벽 4시가 되었습니다.

시간은 4시 30분....

 

갑자기 저 골목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평소 같으면 들리지도 않죠..

얼마나 긴장하고 신경을 곤두세워 있었는지..

골목길을 걸어 오는 사람 발소리가 들리데요..

그래도 내다볼 엄두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문 벨이 울리고 누구냐고 했더니

남편이 거기 서 있었어요 ~~~!!

 

댑다 달려 나가 보았더니

완전 술이..아이궁...순간 100 년묵은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데

참느라 혼났습니다.ㅎㅎㅎㅎ

세시간도 채 안있어서 출근을 해야 하고 또 대구 출장 간다고 준비를 해둔터라

얌전하게 일단 잠이 들도록 양보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저녁

큰 아이는 야근이고

철이와 빈이는 학원가고 없으니 따지고 들기 얼마나 좋은 환경 인가요~~~호호호호~~

 

그 늦은 이유인 즉~!!

 

개봉역에 턱 내려서 계단을 다닥다닥 내려 오는데

다닥다닥 올라오는 사람중에 낮동안 만난 꽤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엇고

둘이 업무차 할 이야기가 있어 간단하게 술 한잔 한다는것이

그렇게 되었다는 야그였습니다

 

그럼 제가 그 부분을 얌전하게 수용 하고 용서 했냐구요?

천만에요~~

절대 그렇게 못하죠

ㅎㅎㅎㅎ

나머진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홍~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