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 버린 친구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잃어 버렸습니다..
처음엔 잃어 버린줄도 몰랐습니다..
그냥저냥..연락을 안하다가..하루지나 한달 지나 20 년이 넘었습니다..
문득 ...
그친구가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그친구가 곁에 머물때는 좋은 친구 인줄 깨닫지 못했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살면서..사람을 만나고 또 만났지만..
그 친구 만한 사람을 아직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친구는 별명이 꺼비 였습니다..
그때 같이 만났고 기억되는 친구들 이름중 모두를 기억 합니다..
00 대 체육학과를 다니던 김수영.. 학과에 맞게 성격이 시원하였죠
또 같은 또래였던 백규열..그 친구는 어느 대학 이였는지..기억 나지를 않습니다..
눈이 동글동글 하고 살짝 착했던 친구 입니다..
그리고 잃어비린 내친구 꺼비..
홍남현..여자 였지만 이름이 남자 같아 얼마전 개명을 하였는데 홍재형으로
정식 개명 절차를 거쳤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도 여전히 남자 같습니다..
또 한 친구..
홍남현과 저보다 두어살 아래인 이정숙..
충남 삽교 여자였지요..
이정숙 그친구는 꺼비 보다도 먼저 연락이 닿지를 않았습니다..
직장을 옳기면서 어느 회사 비서로 간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닿지를 않았습니다..
또..
은혜를 입었던 여 지빈 사장님..
사장님은 우리들에겐 무척 다정하셨는데 사모님과는 늘 퉁 퉁...하셨지요..
꺼비와..이정숙..홍남현..등과 눈 수술로 쌍문동 어느 병원에 입원 하신 여지빈 사장님을 찾았을때..
추운 겨울이였습니다..
우리들끼리 몰려가 수다를 피웠더니..
입가에 엶은 미소를 머금으셨던 여지빈 사장님...
그리곤..저에게 이렇게 물으셨지요..
미스민..밖에 날씨가 어떤가..?
=사장님 밖에 날씨 춥지만 무척 맑아요
빨리 쾌차 하셔서 같이 나들이 가요..=
이정숙 외 우리 5 사람은 모두 여지빈 사장님과 얽혀 있었던 관계였었습니다..
지금은 모두가..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알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손에 닿지 않는것들도 많습니다.
잃어버린 내 친구를 찾을수도 없고...고마운 마음을 전할수도 없습니다..
안경 너머로 본 꺼비의 눈은 컸었고..
나이는 59년 돼지 띠로 기억 합니다..
그 시절 00 대학을 다닌다고 했는데 그친구는 졸업자 명단에도..재학자 명단에도 없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서울 시민이 다 먹을수 있는 빵집을 차리고 싶어 했던 내친구 꺼비..
국풍 81 을 기억 합니다..
여지빈 사장님과..국풍 81을 참석 하였습니다..
돌아 오는길에..제가 몸에 이상이 있어 거의 기절 하다시피 하였었는데
그친구에게 큰 도움을 받기도 했었죠..
우린 4.19 공원을 자주 들렸습니다..
지금처럼 디카가 있는 시절도 아니였는데 필름 카메라로 엄청난 사진을 찍었고..
몇일후면 사진 한줌을 현상해서 가지고 오곤 하였습니다..
그 친구 꺼비가 무척 보고싶습니다..
삭막한 도시의 이야기 속에서..그친구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듯..책 속 의 사연인양..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인양..
더러는 찾다가..겁이 나기도 합니다..
찾다가..찾다가..결국에 가서..정말 볼수 없는 곳에 갔으면 어찌하나 싶어..
막다른 골목에서는 멈추어 버립니다..
그친구에게는 빚이 많습니다..
혹여나..찾을수 있다면..그 빚을 다 갚지는 못하겠지만..
이제는 너만한 친구가 없노라..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혹시나..서울 시민이 다 먹을수 있는 빵집을 짓는 중이라면..
벽돌을 선물 하고 싶습니다..
그토록 많이 선물 받았던 책에 대한 답례로..
우정에 대한 답례로..
그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나는 한번도 그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었으니까요..
이제는...
사람을 가슴에 쉽게 담을수가 없습니다..
이래서 ...저래서..담겨지지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담겨 있었으나 존재를 몰랐던 내친구 꺼비
그 친구가 살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기..명이...그 친구는 이 이름을 들으면..
나를 기억 할까요..?
그친구가 끔직스럽게도 아끼던 사람들 이름인데..
그친구가 우이동 에서 찍어준 사진이 한장 남았습니다.
홍남현이 한테 가면 그때 사진이 몇장 더 있을 텐데..
그친구 마져 이제 연락이 닿지를 않습니다..
한상자의 사진은 찍어 주었을텐데..
25 년 정도 흐른 지금...
이 사진 한장만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친구 사진도 없습니다.
제가 앞으로 3천년을 더 산다고 해도
꺼비 같은 친구를 다시 만날수는 없을듯 싶습니다..
더러는 혼자 생각에 잠깁니다..
혹여 꺼비를 찾을수 있고 만날수 있다면..
무엇이라..
무엇이라..첫 말을 건넬까..
- 보고 싶었노라..-
말을 할까...
-한참을 찾았노라..-
말을 할까...
그친구가 문득 그립던 어느날...
전 명동 어느 골목을 뒤졌었죠..
그곳에 가면 그친구를 너무나 잘 아는 언니가 있었거든요..
=대양사 =
그 언니는 그곳 주인이였고...
꺼비는 그 언니와 깊은 연관이 있는 친구이기에..
그곳에 가면..혹시나..했었죠..
하지만 그 어느 골목에도 = 대양사= 는 없었습니다..
요즘 저는 스스로 사람을 떠나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러한 사연이 많아 질수록..
꺼비는 더욱 안타까운 그리움으로 찾아 듭니다..
그친구가 나를 찾는 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그친구를 찾기보다 훨씬 쉬울 것인데...
그친구는 제가 그립지 아니한가 봅니다..
아니면 그친구도 저처럼 막다른 골목에서 서성 거리는 것일까..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진정한 친구 셋만 있으면 성공한 삶이라 칭한다는데..
누구를 가리켜
-저 사람은 나의 친구다..-
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그리고
전 누구에게 진정한 친구였을까요..?
누구에게 꺼비처럼 고마운 존재로 기억되어 남아 있을까요..
....
두터운 침묵이 가슴에 내려 앉습니다..
제가 누구를 받아 들이지 못하듯이..
사람들도 저를 받아 들이지 아니할 것입니다..
오늘은
마른 하늘에 낙뢰가 치고..
햇살을 이고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는 하루였습니다.
지금..
앞집 낡은 기와 저 편으로 보이는 하늘에 하얀 몽실 구름이 잔뜩 펼쳐진
아직은 밝은 저녁 입니다..
작은 아이 둘은 학원에서 밤 10 시가 되어서야 돌아 올 것이고..
남편은 손님이 오셔서 식사를 하고 온다고 합니다..
직장 다니는 큰딸은 일이 밀려 야근을 한다고 하고..
문간방에서는 병중에 3년째 누워 계시는 시어머님께서
연신 가래를 토해 내십니다..
글을 쓰면서도 몇번이고 가래 때문에 썩션을 하려고 들락 거렸고
글 을 마치면 죽 을 데워 저녁을 드릴 것입니다..
아침..
모두들 출근을 하고 등교를 하고 나면..
일주일 동안 대부분을 밤 10 시 까지 시어머니 간호를 하면서..
무거운 침묵속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러한 일상 이야기가...
때로는 사람들로 부터의 탈출을 하게 만들고..
더러는 이렇게 해묵은 이야기를 들고 나서서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나의 남은 일상들을 통하여..
먼 후일..
또 무엇을 잃어 버려 이토록 절절한 그리움에 몸살을 하게 될까요..?
잃어 버리는 것이 두려워..
떠나 버리는 것들이 두려워...
스스로 몸을 사리고..웅크리고..침묵하는 어리석음을
얼마만큼 반복하며 살까요..
앞집 낡은 기왓장 너머로 보이는 몽실 구름은 시간에 따라 약간 붉은 빛이 돕니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에서 젖은 기운이 서려 뿌옇게 보입니다..
눈을 깜빡이며 촛점을 찾으며..
내친구 꺼비의 평안과 무탈함을 기원합니다..
2009 / 7 / 2 저녁 노을이 지는 시간에..내친구 꺼비를 생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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