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드는 세상/엄마의 일상 스케치

철든 엄마의 일기....

소 향 2008. 10. 10. 18:24

한때...

부러운 것이 즐비하게 많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도 부럽고..

티비에 나오는 똑똑한 사람들도 부럽고..

성격좋은 남의집 남편도 부럽고..ㅎㅎㅎ

돈 많은집 여자도 부럽고..

지금도 그러한 환경이 주어진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그것들이 무척이나 부러운 것들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면서..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원피스만 고집하는 독특한 멋도 이젠 접었으며..

긴 머리에 볼륨을 잔뜩 집어 넣고 목을 꽂꽂하게 세우고 다니는 행동도

이젠 그리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그러한 것들이 꼴도보기 싫어 졌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그리 고집 부리지 아니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지금 가장 좋은것은 무엇이냐..

지금 가장 좋은것은

집에서 아이들 먹거리 만들고 집안 치우고..

아이들이 벗어 놓은 옷이 세탁할 것인지 아닌지 구별을 하고

속옷과 수건을 뽀얗게 삶아 까칠까칠한 느낌이 나도록 말리는 것이며..

작은 주말농장에서 스스로 먹거리를 가꾸며 먹는것이 가장 좋습니다..

 

나는 이것이 좋다

나는 이렇게 되고싶다

 

가 아닌..

이렇게 하면 가족들이 좋아 하겠지? 가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피곤치 않도록 하기 위하여 목소리를 낮추고..

마음의 욕심을 하나하나 비워 내는 중입니다..

아직도 비울게 남았냐구요..? ㅎㅎㅎ

죽을때 까지 비워도 다 비울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ㅎㅎㅎ

비운다 비운다 하면서 비운공간 보다 더 많이 채워 넣곤 하였으니까요..

지금도 온전한 비움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스물 네살이 된 큰딸과..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된 두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이웃집 자식이 아니고 제 자식임이 감사하고..

뿌듯 합니다..

어른들 말씀에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라는 말씀을 기억 하는데..

그 말을 스스로 풀이해보자면.. 눈는 예민하고 또 예민하여

아주 작은 티끌이라도 들어 가면 눈은 심하게 난동을 부립니다..

눈물이 줄줄 흘러 티 를 토해 내려고 버둥 거리며..

심지어 눈이 뜨여지기도 거부를 하곤 합니다..

그 눈에다가 넣어도 안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귀하단 이야기로 풀이가 됩니다..

제 자식 안 이뿐 부모가 어디 있겟습니까 마는..

저도 제 자식이 너무나 이뿌고 자랑 스럽습니다..

한때는 아이들의 이야기보다..

남편의 출세에 관심이 더 많았었고..

그 출세가 여의치 못하여 섬기는 신께 얼마나 심통을 부렸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돌아 돌아..지금을 바라보면

나의 섬기는 신께서는 가장 현명하신 처방을 내려 주셨습니다..

긴 지난날..나의 기도에 즉각적인 응답을 주셨다면..

저는 아이들의 귀함을 깨닫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시간을 허락할줄 모르는

엄마가 되어 있겠지요...

 

사람은 더러는 고난도 경험하고..

아픔도 격으면서 거친 면이 다듬어 지고..

작은 원 안에서도 행복을 찾는 비결을 배우는듯 싶습니다..

아침...

가족들 보다 조금더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고..

옷을 다려 챙겨주며..

신발을 닦고 털고 가지런히 놓으며..

그들의 하루 일상이 평안하고 순탄 하기를 소원하며..

맞이 하는 아침이...가장 귀한 시간 이기도 합니다..

물론 바쁘지요...

하지만..힘들지는 않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바라보고..

더 많이 애쓰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프로 주부니까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