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드는 세상/엄마의 일상 스케치

휴가를 준비 하면서...

소 향 2008. 4. 23. 22:59

오월이 오면..나는 휴가를 가기로 예정이 되어 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철이와 빈이의 중간 고사가 끝나면

휴가를 가기로 가족들과 의논이 된 상태..

 

 휴가..

그 단어 만으로도 괜시리 들뜨고 덤벙 거리게 되는데..

나의 휴가는 자꾸만 이런저런  근심으로 엮어 대기만 한다..

몇일이 걸릴지 모르는 막연한 휴가를 준비하면서

과연 얼마나 그 휴가를 버틸지 또한 의문이다..

하루중 집안 일을 하면서 이것저것 새삼 살피고 눈길을 준다..

이것도 치울것..저것도 거슬리고..

아이들과 같이 훌쩍 떠나는 일상 탈출이라면..얼마나 좋을까..싶은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두어달 전부터 생활에 지장을 줄만치 허리가 아프기 시작 하더니..

이젠 밤잠까지 설치며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집에서는 도저히 일손을 놓을수가 없어..

가족들과 의논하여 아예 병원에 입원을 하기로 한것인데..

마음은 이토록 무거운 돌덩이를 달아 놓은듯 싶다..

아직도 손이 필요한 작은 아이들..

철이는 양말을 챙겨 주지 않으면 겨울 양말이고 여름 양말이고

손에 닿는거 먼저 신고 마는데..

우리 빈이도..엄마 보다 더 큰 덩치로 수시로 엄마 볼에 지 볼을 부비대며

엄마 냄새를 확인 하는 아직도 어리광쟁이고

수시로 배가 고파 밥을 찾는 아이들..

소화가 너무 잘되서 수업시간에 꼬르륵 소리가 너무 심하게 나 창피 하다며

사탕을 속 주머니에 몰래 넣어 가는 내 새끼들..

 

올해 스물네살의 큰딸이 내가 없으면 얼마나  그마음이 바쁠까 싶다..

말로는 엄마 아무 걱정 하지말고 푹 쉬면서 치료 잘 받고 오라며

큰소리 치는데..

그 모습이 대견하여 든든하긴 하나..

가슴에선 뜨거운 것들이 만들어 진다..

 

오십이 다된 남편 역시..아이들 보다 더 신경 쓰인다..

현관문 열고 들어 서면서 마누라 부터 찾는 남자..

요즘들어 부쩍 주방을 들락 거리며 저녁 설겆이도 맡아서 한다..

아침마다 그 먼지 앉은 구두는 누가 닦아 줄까..

아마도 스스로 닦아 신고 출근을 하실테지..

 

설겆이를 하면서 눈길을 돌리면 싱크대 손잡이에도

고추가루가 묻어 있는것이 눈에 보이고..

냉장고 문도 언제 손 때가 그리 탔는지..

 

무슨 반찬을 해 놓고 가야..가족들이 조금 덜 불편 할까..

이래저래 생각이 깊기만 하고 머리만 아프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 오는날을 미리 기다리며..

낮선 휴가 준비를 한다..